여름 힘겹게 보낸 아이가 가을 탄다?
[한국일보] 2012.10.05
추석(秋夕)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명절이 지나면 늘 그렇듯이 피로감이 일순간 몰려온다.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 이때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명절 증후군과 감기, 비염, 장염 등 각종 병치레로 고생할 수 있다.
폭염이 심했던 지난 여름 유난히 힘들어했던 아이라면 더욱 걱정되게 마련이다. 개학한 지 한 달이 지났건만 여전히 밥 먹는 것도 시원찮고, 아침에 못 일어나고, 안 자던 낮잠을 자거나 부쩍 피곤해하며, 식은땀이나 코피를 흘린다면, 공부하는 중에도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거나 산만한 행동을 보인다면, 몸이 허약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여름을 힘겹게 보내온 아이가 이 같은 증세를 보인다면 더 늦기 전에 기혈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다져두어야 한다.
가을 학기는 일교차, 차고 건조한 바람, 바쁜 일상, 학습 스트레스 등 잔병에 노출될 위험 요소가 많다. 감기는 물론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장염 등의 병치레로 학교생활은커녕 자연의 흐름에조차 순응하지 못하고 고생하게 된다.
정아름누리 아이누리한의원(평촌점) 원장은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여, 잃었던 입맛도 살아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원체 타고난 기력이 허하거나, 속열이 지나치게 많거나, 비위(脾胃)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여름 동안 원기를 쌓지 못한 아이는 이런 계절 변화의 리듬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가을은 다가올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아이도 마음껏 성장의 기운을 발현할 수 있도록 면역력과 기력을 쌓아두는 계절이다. 우리가 가을 보약을 챙기는 이유도 여름철 폭염으로 지친 소화기를 달래고, 허약한 오장육부를 보하여 결실의 계절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다.
정아름누리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가을 보약을 복용하는 것은 여름동안 아이 몸에 쌓인 과도한 열기를 풀어주고 오장육부의 기운이 안정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아이 면역력과 기초 체력을 높이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먹이고 칼로리만 높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과자, 음료수 등은 줄여야 한다. 과도한 학습에 노출되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해져 아이는 겨울을 대비한 면역력을 쌓기 어려울 수 있다. 우선은 아이가 계절 변화에 적응하며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배앓이가 잦은 비위(脾胃) 기운이 허약한 아이는 찬 것을 자주 먹게 되는 여름이 더 힘들었을 수 있다. 가뜩이나 입맛도 없지만, 입맛이 없어 단것과 찬 것을 먹다가 배앓이를 하고, 배탈 설사로 영양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력은 떨어지고, 입맛은 더 잃게 되는 악순환을 겪기 때문이다.
더구나 늦가을부터는 장염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만약 허약해진 비위와 장의 기운을 회복시키지 않는다면 아이는 가을과 겨울 동안 잦은 배앓이로 고생을 하고, 지속적인 식욕부진과, 봄에 성장할 기운까지 잃을 수 있다.
정아름누리 원장은 “허약한 비위와 장의 기능을 살려 아이 입맛부터 돋워야 병치레를 줄이고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아이가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건강 상태에 맞는 보약과 더불어, 소화가 잘 되고 영양가 높은 반찬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돕는다. 일정한 시간에 따뜻한 온도로 먹이며, 과식이나 야식은 삼가게 하라”고 조언했다.
유독 허약한 체질이 아니더라도 가을에는 기온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감기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한방에서는 가을을 폐왕간쇠(肺旺肝衰)한 계절이라 하여, 폐는 왕성하고 간이 쇠약해지는 때라고 말한다.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크고 하루가 다르게 바람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폐 기운이 부족하면 감기에 시달릴 수 있다.
예전부터 아이가 가을 환절기만 되면 감기부터 시작하고, 겨울에도 감기를 달고 산다면 잦은 감기에 대비해 기력을 보충하고 폐 기운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 또한 감기나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에 시달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키워주는 동시에 불안정해지기 쉬운 면역 기능을 안정화시키도록 한다. 섭생(攝生)과 더불어 한의사의 세밀한 진단에 따라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평촌점 정아름누리 원장
한국아이닷컴 김영선 기자 comi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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